1185 - 용산빌딩

2010. 3. 17. 17:28Picture/Memory

 

 

내 인생을 담보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많이 남지만 되돌릴 수 없기에 나를 심란하게 만드는 그 감정을 포기하고 앞을 보고자 하는 의지를 앞세운하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처음에는 이 회사를 엄청 욕하면서 내 왜 여기 있나 했지만 몇년이 지나고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톱니바퀴가 다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과감히 뛰쳐나가는 사람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했지만, 그중 몇몇은 생각 없이 회사가 싫다고 나가는 사람들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회사 초반에 너무 힘들어서 지하철 의자에 앉아서 깜빡 존 경험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또 회사가 성장 할때는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일을 나가서 내가 과연 견딜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 적도 많았다. 그러나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급속하게 편해지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나에게 정말 독이 되었다. 역시나 사람은 얄팍한 존재라서 편해지면 모든 근심을 잊고 끝까지 가기를 원하나 보다.

 

똘끼 많은 사장 때문에 주위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한 많은 일을 했다. 대표적인예가회사 개인 용도로 많이 전락해 버렸는데,

 

1. 아들 졸업식 가서 사진 찍어주기

2. 집 가서 컴퓨터 고쳐주기

3. 거주지 선거 출마하는데 가서 지원 나가기

4. 예전 사업장 가서 청소하기

5. 동창회 가서 사진 찍어주기

 

말하면 말할 수록 창피한 일도 많이 했는데 할 수 없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회사에 만족하는 직원은 없듯이 어느 곳에 가나 그 회사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해야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정말 후회가 남는 경우는 바로 이 회사에서 나태함을 너무나 많이 배운 점이다. 그 당시에는 정말 편하고, 좋았는데. 그것이 후에는 정말 독이 되었다. 농땡이는 좋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30분 전에 나가서 1시간 후에 들어오기

일한다고 나가서 영화보기

일한다고 나가서 눈치 봐서 바로 퇴근하기 등 모든 직원들이 하는 것이겠지만

지금에서야 이런 것들이 정말 후회된다.

 

모든 회사는 거기서 거기다. 물론 돈이라는 엄청난 문제가 걸려 있지만, 100% 만족할 수 있는 유토피아 같은 회사는 존재할 수 없듯이 자신의 인생을 걸고 끊임없이 떠나고, 남은 자는 타협의 선택을 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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